
벌써 11월, 한 해의 마지막 계절인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겨울이 가장 기다려지는 이유는 바로 크리스마스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이제 우리는 산타클로스에게 선물을 받지는 못하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 자체가 주는 포근함과 따뜻함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백화점입니다. 작년, ‘곰 인형 열풍’을 불고 왔던 아기곰 해리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죠. ‘그랑지(Grange, 해리와 곡물창고)’와 트리에서 우리를 반겨주던 해리가 이번에는 ‘라 부티크 드 해리(La boutique d'Harry, 해리의 꿈의 상점)’라는 황홀한 꿈의 상점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그럼, 아기곰 해리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잠깐 살펴볼까요?
2022년 ‘곡물창고 이야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티브로, 아기곰 해리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벌어지는 ‘화해와 평화’에 관련된 이야기
외딴 숲에서 길을 잃은 뒤, 할아버지를 만나 목숨을 구했던 아기곰 해리는 ‘해리가 성장하면 마을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라는 오해 때문에 할아버지와 함께 마을에서 쫓겨나고, 마을에서 떨어진 빈 곡물창고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밤새 몰아친 눈보라로 마을 창고가 눈에 뒤덮여 버렸어요. 그러자 할아버지와 해리는 그동안 음식을 모아뒀던 곡물 창고의 문을 활짝 열어, 마을 사람들에게 음식과 곰 인형을 선물했지요. 이런 할아버지와 해리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이들을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했어요.
2023년 ‘상점 골목 이야기’
아기곰 해리가 전쟁으로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된 할아버지의 가족을 만나게 해준다는 ‘ 소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
2023년 해리의 꿈의 상점 이야기는 2022년 이야기의 마지막에서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고향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해리는 ‘꿈의 상점’을 만들어요. 크리스마스 저녁 해리가 만든 황금 마카롱과 배럴 뱅쇼를 먹은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의 모습과 과거의 거리 풍경으로 돌아가 젊은 날의 부인과 아이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죠. 알고 보니 꿈속의 풍경은 해리가 할아버지를 위해 만든 것이었어요. 할아버지는 해리를 꼬옥 안아주고, 마을로 내려와 ‘해리의 꿈의 상점’이라는 장난감 가게를 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크리스마스의 행복한 꿈을 선물 받았죠.
이번 호 동행에서는 곰 인형 해리만큼 포근한, 반짝이는 트리 전구처럼 누구보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스토리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백화점 VMD팀 시즌 파트 담당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인터뷰 마지막에 동행이 미리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보따리도 꼭 챙겨주세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백화점 VMD팀 시즌파트 정민규 책임 디자이너, 홍유정 선임 디자이너, 박효경 선임 디자이너, 임서우 선임 디자이너입니다. 지난 2021년부터 백화점 크리스마스 연출을 담당하고 있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작 과정에서는 늘 불안합니다. 실제로 구현한 모습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들 때도 있고요. ‘저 디테일을 더 살리면 더 좋았을 텐데’, 또는 ‘사양을 다른 것으로 바꿨으면 더 실감 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VMD 분야에서는 전문가이긴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때문에 100퍼센트 시뮬레이션을 통해 완벽을 찾기는 어렵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고객분들 반응이기 때문에, 이번 ‘해리의 꿈의 상점’을 어떻게 느끼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크리스마스 오픈을 11월 초에 합니다. 오픈 후에는 점 피드백을 받아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크리스마스 연출이 끝났을 때 장식물들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 재계약도 합니다. 11월 한 달을 이렇게 보내고, 곧바로 내년 크리스마스 프로젝트를 기획해요.
콘셉트와 스토리를 실제 공간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의
마음에 훅- 하고 꽂히는 ‘와우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엄청난
디테일로 고객들을 행복하게 한다거나, 엄청난 스케일로
고객들에게 긍정적 놀라움을 주는 것들이죠. 그리고 현대백화점은
이런 와우 포인트를 아주 잘 살릴 수 있기도 하고요.
모든 부분에서 저희 팀원들의 피, 땀,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에···
자랑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없네요. (웃음) 그중 크게 3가지를
소개하자면, 공간 구성·디자인·콘텐츠입니다.
① 공간 구성
백화점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세기 ‘백화점’이 등장하기 전에, 더 나아가
19세기 영국 런던의 ‘벌링턴 아케이드(Burlington Arcade)’와 같은 상점 아케이드가 생기기 전에는 작은 부티크들이 몰려 있는 골목길이 있었는데요. 저희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위해 그 골목길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요즘 ‘OO단길’로 불리는 핫플레이스들이 많죠. 골목길은 X세대 에게는 추억의 향수를, MZ세대에게는 새롭고 ‘힙한’ 경험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스토리가 켜켜이 쌓인 골목길은 온라인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콘텐츠이자 누구에게나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과 호기심을 주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골목길을 이번 공간 구성의 키포인트로 잡았죠.
저희가 준비한 더현대 서울 골목길에 방문하시면 건물마다
번지수가 쓰여있습니다. 백화점 16개 점포의 개점 연도 뒤
3자리와 이니셜 첫 글자를 넣어 번지수를 만들었는데요.
예를 들어, 더현대 서울이
2021년 오픈이면 2를 뺀 ‘021S’가 번지수가 됩니다.
그리고 가장 메인이 되는 ‘해리의 꿈의 상점’은
더현대 서울을 상징해요!
② 디자인
▲ 아르누보 시대의 대표 화가 알폰스 무하(Alphons Mucha)의
「'뫼즈 지방 맥주' 홍보 포스터 재제작(1897)」
*이미지 출처: 네이버 미술백과
동화에 등장하는 골목길 같은 공간을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니
컬러풀한 파사드(Façade, 건물의 정면 외벽)가 있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골목이나 영국 런던의 노팅힐 골목을 생각했어요.
시기는 19세기 말 영국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에서 유행했던
‘아르누보(art nouveau)’* 시대를 떠올렸고요. 대량 생산보다는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드는 수공예적인 측면이 강했던 아르누보
시대의 특징이 현대백화점이 고객 한 분 한 분을 귀하게 모시고
생각하는 마음과 결이 같다고 느꼈습니다.
③ 콘텐츠
현대백화점만의 크리스마스를 위해 크리스마스 에디션 PB 상품을
개발했습니다. 실제 아르누보 시대 골목길에 있었을 법한 분위기를
담아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저희가 직접 진행했는데요.
해리 인형, 해리 인형 키링, H-BAG, 핸드크림, 황금 마카롱, 배럴 뱅쇼 등 크리스마스에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 좋은 가격과 현대백화점만이 선보일 수 있는 고퀄리티 상품들로 구성했어요. PB 상품을 통해 현대백화점에 꼭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었고, 앞으로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를 더 기대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웃음)
디자인에 있어서 정답은 없지만, 해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상황들을 수차례 고민하고, 그런 과정들 속에서
팀원들과 디자인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죠. 서로의 설득으로
의견이 하나로 모이고,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
비로소 ‘찐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디자인은 그 무엇보다 결과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렇게 나온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이번에
VMD팀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크리스마스의 모든 것입니다.
VMD의 영역을 넘어 스토리, 그래픽, 영상, 공간, 그리고
PB 상품까지 직접 디자인했고, 현대백화점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극대화해 고객들에게 잘 닿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도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이자면, 저희가 만든 PB 상품이 11월
중순에 조기 완판 *까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 될 듯합니다. (웃음)
*크리스마스 PB 상품은 더현대 서울, 무역센터점, 판교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절찬 판매 중!
더현대 서울에 시스템 비계를 세우고 한 달 동안 사운즈포레스트를
막는 일, 무역센터점 정문 앞을 2주동안 통제하고 공사 가림벽을
설치하는 일 등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을 담당자로서 책임을 져야 할 때 힘들고 괴롭죠. (웃음)
이번 크리스마스의 메시지이기도 한데요. 바로 꿈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트리 아래에서 잠드는데, 그때마다 크리스마스
소원을 빌어요. (진짜로!) 어릴 때는 산타클로스에게 제가 갖고
싶은 장난감 선물에 대한 꿈, 학생 때는 이성 친구에 대한 꿈,
직장인이 돼서는 연말 상여금에 대한 꿈(웃음), 그리고 지금
이 일을 하면서 크리스마스에 꾸는 꿈은, 저희가 조성한 연출을 통해
현대백화점이 가장 사랑받는 백화점이 되는 것을 꿈꿉니다.
그룹 가족 여러분, 올 한 해도 많이 힘드셨죠?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겨울에는 해리의 꿈의 상점(La boutique
d'Harry)에서 크리스마스의 행복한 꿈을 선물 받길
기원하겠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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