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사용해도 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도 난청인들이 세상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인공 달팽이관(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합니다. 인공 달팽이관 수술이란 달팽이관에 전극선을 삽입하고 전기자극을 통해 소리를 듣게 하는 수술인데요. 수술 후에도 인공 달팽이관으로 들어오는 자극이 소리로 인식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맵핑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한 인공 달팽이관 수술 후 머릿속 내부 장치와 자석으로 연결된 외부 장치는 무려 1천만원이 넘고, 최소 10년 주기로 교체가 필요한데요. 어린아이들의 경우 제때 장치 교체를 하지 않으면 지적 발달, 언어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고가의 비용이 이들의 어깨에 큰 고민과 부담을 안겨주는 현실인데요. 그래서 백화점이 나섰습니다. 백화점은 지난 2012년부터 청각장애인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를 통해 청각장애 아동의 인공 달팽이관 수술비와 언어 재활 치료비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총 18억원을 지원하며 202명의 아동에게 세상의 소리를 선물했어요.


(*이미지 출처: 사랑의달팽이)

또한 ‘청각장애인 일상툰’, ‘달툰’, ‘귀가 어두운 여우’ 등의 브랜드 웹툰 제작 지원을 통해 청각장애와 관련된 인식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죠.

이번 호 동행에서는 백화점의 지원을 통해 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김여준(가명) 아동



> 여준이 이야기

조리원에서 여준이 청각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여러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거치면서 난청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이의 발달이 점점 늦어지면서 수술의 필요성이 커졌고, 백화점의 지원금 덕분에 지난해 3월 인공 달팽이관 수술과 주 2회 언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수술 전 여준이는 옹알이만 하고 명확한 단어는 말하지 못했으나, 수술 후 약 12개월이 지난 현재는 ‘물’, ‘아빠’, ‘엄마’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어요. 더불어 소리 반응이 좋아짐에 따라 인지 부분도 많이 개선돼 청각장애 특수학교 유치부에서 또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여준이 보호자가 전하는 편지


안녕하세요. 여준이 아빠입니다. 우리 여준이는 23년 2월 7일 오른쪽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았습니다.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지속되는 청력 저하로 수술하게 되었고 다행히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수술비를 후원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 전, 아이는 사람들의 말소리에 듣기 반응은 하나 따라 하거나 말하지 못했으며 그저 울음으로 의사 표현을 했습니다. 수술 후 아이는 잘 들린다는 표현이나, 자기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은 못하지만 맵핑 시 소리에 정상적인 반응을 하고 있으며, 수술 후 지속적인 언어치료를 받음으로써 현재는 "아빠, 엄마, 물, 아~ 안(안녕), 빠빠" 정도의 단어 구사와 사람들의 말소리를 듣고, 입 모양을 보며 모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수술을 잘 받고 치료를 잘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현대백화점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 여준이가 잘 들리고, 이에 따라 언어치료를 잘 받아 말을 더 잘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박신혜(가명) 아동



> 신혜 이야기

신혜는 신생아 청력 검사를 통해 난청을 발견했습니다. ‘에바스(EVAS: 전정도수관확장증)’라는 내이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언제든지 돌발성 난청으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보청기 재활을 시작했지만 결국 돌발성 난청이 찾아왔고, ‘사랑의 달팽이’를 통한 백화점의 후원으로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에는 언어 재활 활동까지 시작했고, 수업에 집중도 잘하고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수술 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소리에 대한 반응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말로만 설명해도 잘 알아듣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긴다고 합니다. 언니랑 싸워서 언니가 울고 있을 때 ‘안아줘’, ‘토닥토닥해 줘’라고 말하면 곧바로 언니에게 가서 안아주며 화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요. 원래는 10번을 불러도 1번 돌아볼까 말까 하는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부르면 곧바로 대답도 합니다. 정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또래 친구들의 이름을 외워서 부르기도 하고, 본인이 갖고 놀고 싶은 장난감에 대해 ‘내 거야’라고 의사 표현을 하며 친구들과 상호작용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수술 전 신혜는 본인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수술로 본인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상호작용이 무척 좋아졌고 특유의 활발함과 웃음을 되찾았어요.



> 신혜 보호자가 전하는 편지


안녕하세요^^ 이번에 후원을 받아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신혜 엄마입니다. 지난해 8월 초 저희 아이는 한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했습니다. 태어나면서 양쪽 귀에 다른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 신혜. (중략) 그러던 중 정기 검사 때 안 좋았던 귀에 결국 돌발성 난청이 왔고 급하게 수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부족한 저희 사정에 감당하기 힘든 금액을 듣는 순간 수술을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병원에서 사랑의달팽이 재단 지원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마음으로 지원했고, 현대백화점에서 지원해 주신다는 말을 듣게 되었을 때의 기쁨과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던 저희 시어머니께는 더욱 의미가 컸습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난 후 육아를 도와주시기 위해 그만두셨는데요. 정말 열심히 일하시고 뿌듯해 했던 직장을 그만두실 때 얼마나 상심이 크시고 아쉬워하셨는지,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이번에 신혜를 후원해 주시는 곳이 현대백화점이라는 말에 ‘정말 좋아했던 직장에서 큰 선물을 받는 것 같다’며 정말 행복해 하셨답니다. (중략)

수술 이후 지금은 신혜의 말이 점점 힘이 있고 또렷해져서 하루하루가 신기하고 감동과 행복입니다. (중략) 아직은 정확하지 않지만 수다스럽게 쫑알쫑알 말하고 얘기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신혜가 정확하게 엄마라고 하는 부름에 놀라 집안 식구들이 떠들썩 손뼉을 치고 웃고 눈물 흘렸답니다. 지금은 모든 말을 알아듣는 듯 엄마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안아달라고 “암마~”라고 말합니다. 그전에 손짓으로만 눈짓으로만 했던 일들이 말소리로, 행동으로 표현되는 순간들이죠. (중략) 저희 아이의 미래에 조건 없는 마음을 더해 주시는 일은 저희 아이한텐 기적이고, 우리 가족에겐 희망이었습니다. 신혜뿐 아니라 지금도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 아가들과 지금 이 순간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저희랑 같은 희망과 행복을 가지길 기도합니다.

신혜 예쁘고 밝고 건강하게 키우겠습니다. 앞으로도 신혜의 미래를 계속 응원해 주세요.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고마운 마음을 담아 적어 보냅니다. 신혜 엄마 OOO



이연준(가명) 아동



> 연준이 이야기

연준이는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양쪽 귀 모두 청력 리퍼(재검)를 받았습니다.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 4차례나 청력 정밀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모두 90db. 청신경이 얇아 난청이 발생했다는 원인을 알게 된 이상 하루빨리 수술받아야 했어요. ‘인공와우수술’, ‘수술비 지원’, ‘청각장애 지원’ 등 인공 달팽이관 수술과 관련된 정보를 찾으며 ‘사랑의달팽이 수술비 지원사업’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8월에 진행한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이었고, 수술 후 진행한 맵핑에서 전극이 모두 들어왔습니다. 수술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소리 반응입니다. 연준이는 보청기에도 전혀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지금은 조그마한 소리만 들려도 고개를 돌리고 두리번거리며 쳐다봅니다. “연준아”라고 부르면 본인을 부르는 것을 알고 돌아보기도 하고요. 수술 후 현재 연준이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어가 많이 없어 옹알이로만 표현하지만 언어치료실 선생님께서는 연준이가 인공와우 수술을 한 다른 친구들이 듣기 힘들어하는 ‘ㅅ’ 발음을 잘 들어 신기해 하신다고 하죠. 보호자님도 이런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집에서 본인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잃어버렸던 웃음을 찾아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 연준이 보호자가 전하는 편지

안녕하세요. 태어난 지 8개월만에 인공와우 수술을 하게 된 저희 아들 연준이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사랑의달팽이 후원으로 현대백화점을 통해 저희 아이 연준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열 달을 품고 아이와 행복한 일만 가득한 줄 알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렸습니다. 출생 후 아이의 청력에 이상이 있다기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검사 때마다 간절히 기도했으나 돌아오는 길에는 눈물밖에 없었습니다.

연준이는 청신경 저하증으로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고 해 마음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수술해도 청신경 저하증인 아이들은 수술 결과도 좋지 않을 수 있다 해 수술실에서 나올 때까지 눈물로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도의 바람처럼 수술은 감사하게 잘 되었고, 맵핑에서 전구도 예상보다 많이 들어와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들에게 일상적인 일들이 저희에게는 너무나 큰 소망이었으며 후원해 주신 현대백화점 덕분에 저희 가정에 웃을 수 있는 날이 생겼습니다. 감사하단 말로 표현하기에도 부족하지만 연준이가 세상의 소리를 듣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달팽이처럼 느리게 걸어가는 연준이지만 남들보다 늦어도 천천히 잘 걸어갈 일만 남았습니다.

연준이의 소리를 찾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가 있는 방 안에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함께 있게 한다면
둘 다 전화를 받을 수 없어요. 장애가 무의미해지죠.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장애는 ‘불편함’일 수도, 그냥 ‘다름’일 수도 있는 거예요.”

-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 이수연 작가
“울리지 않는 전화기가 있는 방 안에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함께 있게 한다면
둘 다 전화를 받을 수 없어요. 장애가 무의미해지죠.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장애는 ‘불편함’일 수도, 그냥 ‘다름’일 수도 있는 거예요.”

- 웹툰 <나는 귀머거리다> 이수연 작가



> 청각장애 아동 소리 지키미 캠페인
우리도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해 힘을 보탤 수 있어요!
‘소리KEEPer’가 되어 청각장애 아동의 소리를 지켜주는 인공와우 머리망을 만드는 캠페인에 참여해 보세요!


(*이미지 출처: 사랑의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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