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여름, 더현대 서울 푸드 스트리트가 들썩였습니다. 바로 KBS 예능프로그램 <팝업상륙작전>이 더현대 서울에 해외 유명 맛집들을 상륙시켰기 때문인데요. 특히 일본 도쿄 츠키지 시장의 명물 ‘마루타케’의 폭신폭신한 일식 계란말이는 백화점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며 마루타케 사장도 ‘엄지척!’을 한 그 계란말이. 누가 만들었을까요?
오늘은 폭신한 계란말이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와 누구보다 단단한 신념을 가지고 그린푸드 일식을 총괄하는 외식영업2팀 한대원 책임을 만나고 왔습니다.
네 맞습니다. 레시피를 배우기 위해 마루타케에 며칠간 상주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구체적인 레시피를 배우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워낙 장인정신이 투철하신 터라 쉽게 손을 내밀어 주지 않으시더라고요.
저도 일식을 오래 했으니, 저만의 일식 계란말이 레시피가 있었지만 사실 여기서 제 레시피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마루타케 계란말이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그 맛을 최대한 비슷하게, 아니 거의 똑같이 구현해야, <팝업상륙작전> 행사를 찾는 고객분들에게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한 레시피를 알 수 없으니 조금 많이 막막하더라고요.
믿을 것은 정말 미각뿐이었던 것 같아요. 함께 출장을 갔던 방형필 선임과 함께 오로지 맛을 보는 것으로 마루타케 계란말이의 맛을 구현해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먹고 또 먹어보면서 정리한 레시피를 마루타케 사장님한테 보여주면서 이런 식으로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를 역으로 확인했고요. 마루타케 쪽에서는 계란말이를 어떻게 마는지에 대한 비법을 알려주셨어요.
그렇게 한국에 돌아왔고,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바로 계란말이 재료였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닭의 종자가 달라서 계란의 특성도 다르거든요. 마루타케 계란말이에 들어가는 마요네즈도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제품이었고요. 한국에서 나고,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마루타케 계란말이의 맛을 구현해 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마요네즈에 식초 등을 배합해서 일본 마요네즈의 맛을 내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팝업상륙작전> 시작 전까지 시간이 촉박해서 힘들었는데, 사람이 또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으면 어떻게든 다 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제일 고민스러웠던 것은 계란말이의 당도였습니다. 우리나라는 계란말이를 짭짤하게 요리해 반찬처럼 먹지만, 일본은 사실 반찬뿐만 아니라 디저트 느낌으로도 먹거든요. 한국식 계란말이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라서, 마루타케 계란말이가 가진 당도를 정확하게 맞추는 데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리고 팝업상륙작전 시작 직전, 마루타케 사장님 부부를 초청해 최종 상품 테스트를 했을 때, 두 분이 다 최고라고, 어떻게 이 맛을 구현해 냈냐고 말씀하시면서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그동안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본 것 같아 아주 뿌듯했습니다.
계란말이 팬이 동팬이라 무게가 1kg이 넘습니다. 여기에 계란까지 더해지면 2kg이 넘어가기 때문에 저 포함 직원들이 모두 팔목에 파스를 붙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여러 연예인분이 함께 참여하는 팝업스토어이다 보니 팬들도 정말 많이 왔었는데요. 연예인과 마치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팝업상륙작전 매장에서 근무하면서 ‘사랑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준명장(우수숙련기술자)은 나라에서 임명하는 기술공인으로, 조리 분야에는 현재 명장 17명, 준명장 24명이 임명돼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유성 셰프님도 작년에 선정된 조리 분야 명장 중 한 분이시죠. 준명장은 현재까지의 경력, 사회발전 성과, 후학 양성 성과, 봉사, 기술 개발 등 다방면에서의 실적을 제출해 기준에 상응하는 자를 후보자로 두고 다시 성과에 대해 경합해 선정됩니다.
준명장으로 선정된 후에는 명장으로 도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돼요. 이제 그 자격 요건을 갖추었으니, 계속해 봐야죠!
네, 맞습니다. 저희 업(業)이 사람을 기반으로 하는 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인재 양성과 떼려야 뗄 수 없더라고요.
먼저, 대외적으로는 산학협력을 진행 중인데요. 2015년 그린푸드에 입사한 이후 인사팀과 협의를 통해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대학교와 특성화 고등학교를 포함해 50여 개 학교와 산학협력을 맺어 도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고등학생 때 그린푸드 사업장에서 실습하고, 대학생이 되면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요. 그러다가 졸업 후에는 그린푸드 외식 사업장에 취업할 때 혜택을 받도록 했습니다. 저희가 2년 동안 열심히 가르친 재원이고, 저희가 하는 일은 특정 기술이 있어야 하는 일이니, 그린푸드로 데려오는 것이 좋잖아요.
이 외에도 특성화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여러 특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강의하는 게 저도 에너지를 받고 너무 즐거워요. 또, 제가 외부 특강에서 만났던 학생들이 실제로 그린푸드에 입사하고, 저와 함께 일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강단에 서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로 만났던 친구들을 이제 선후배 관계로 만나게 되면 너무 뿌듯하고, 늘 잘 되기를 더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다음, 대내적으로는 본가스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클래스를 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외부 특강도 자주 하고, 산업인력공단 기능사나 기능장 시험 감독도 종종 나가다 보니 우리 직원들을 제가 가르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1년에 한 번 정도 그린푸드 본사에 본가스시 직원들이 모여 교육을 진행합니다. 하루 동안 일식조리기능사 시험에 필요한 전 과정을 시연하고 배우는 시간을 갖죠.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부족한 점은 배워 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직 갖추지 못한 부분은 앞으로의 경험으로 채워나가고, 배우지 않은 부분은 만들어가고 쌓아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제가 채워줄 수 있으면 가장 좋고요. 직원들을 잘 성장시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여기에 외부에서 양성한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투입된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겠죠.
셰프로서 후회 없을 소신으로 열정과 노력을 더 해 제품 개발, 후학 양성, 대외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2015년 좋은 기회로 그린푸드에 입사했습니다. 그린푸드는 다방면으로 비전을 가지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건강한 기업입니다.
또한, 외식업에서도 언제나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노력하는 회사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저와 함께 꿈을 만들어가는 본가스시 19개 점포 250여 명의 직원들이 저의 큰 자랑입니다. 본가스시 브랜드와 직원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성장하며 동반 상승해 나갈 것입니다.
그린푸드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2024년 대한민국 준명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저도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첫 번째 꿈인 대한민국 명장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부단히 갈고 닦아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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