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1월이 되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바로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연출인데요.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를 가득 채운 반짝이는 조명과 트리를 보면 어느새 연말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곤 합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과 마음이 얼어붙었다면, 해리가 준비한 ‘움직이는 대극장’에서 얼었던 몸을 잠깐 녹이고 가는 건 어떨까요? 매년 우리 그룹의 팀 산타클로스가 되어주는 백화점 VMD팀 시즌파트 담당 디자이너들의 인터뷰와 함께 떠나보시죠.
2024년 크리스마스 연출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올해 크리스마스 연출 테마는 ‘움직이는 대극장(Le Grand Theatre)’입니다. 백화점 크리스마스 대표 캐릭터인 아기 곰 해리가 이번에는 쇼를 펼치는 움직이는 대극장을 찾기 위해 열기구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인데요.
유럽 동화 속 서커스 마을을 연상시키는 대형 서커스 텐트와 헬륨가스를 주입한 열기구 모형의 ‘에어벌룬’, 활발하게 움직이는 조형물을 활용해 웅장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준비했습니다.
매년 다양한 크리스마스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를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키 메시지가 무엇인지
저희 그룹의 미션인 ‘고객을 행복하게, 세상을 풍요롭게’가 그동안 공개된 크리스마스 스토리를 관통하는 대주제입니다. 그리고 희망, 사랑, 평화, 행복 네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상황을 반영하면서 현대백화점에 상징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합니다. 정말 많은 것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이번에는 전 세계적으로 전쟁의 분열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 진행된 파리 올림픽을 떠올렸습니다.
마치 서커스 원형 극장과 같은 올림픽 무대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국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를 마주하며 선의의 대결을 펼치고, 소통하잖아요. 이뤄낸 성과를 함께 축하하고요.
이런 상황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어서 올해는 모두가 즐겁게 만나고 어우러지는 대극장을 떠올렸습니다. ‘현대백화점은 고객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이다’에 중점을 두고 움직이는 대극장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키네틱 아트’와 ‘에어벌룬’을 소개한다면
올해 더현대 서울에 준비한 대극장, 묘기극장, 마술극장, 음악극장 등에 입장하시면 여러 캐릭터 조형물이 움직이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이처럼 어떤 작품 자체가 움직이는 것을 ‘키네틱 아트’라고 합니다. 다양한 콘텐츠와 음악 등을 통해 영감을 얻는데, 올해 연출 콘셉트를 기획하면서 하차투리안의 <가면무도회 중 왈츠>라는 곡을 듣게 되었어요.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선물 상자의 뚜껑이 열리면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파워풀하게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키네틱 아트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활발하게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모습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더현대 서울 5층으로 올라가면 에어벌룬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이 에어벌룬은 실제로 헬륨가스를 주입해서 더현대 서울 천장에 띄워 놓는 것입니다. ‘움직이는 대극장’이라는 큰 콘셉트를 정하고 나니 그럼 이 대극장을 어떻게 이동시켜야 하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마차를 쓰기에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튀르키예 카파도키아에서 탔던 열기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top 10’에 들 정도로 좋았거든요. 열기구가 두둥실 떠오르는 느낌이 정말 몽환적이었어서 ‘우리 대극장의 움직이는 동력은 열기구로 하자’고 결정했던 것 같아요.
키네틱 아트와 에어벌룬을 처음 시도해 보는 만큼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와, 정말 어려웠습니다. 더현대 서울 천장이 조형물을 메달 수 있는 구조가 안되기 때문에 에어벌룬을 낚싯줄로 고정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헬륨가스를 주입해서 천장에 띄우게 된 것입니다. 공간 설비 등을 담당해 주시는 협력사에서도 실내에 이런 것을 띄우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또, 실내에 에어벌룬을 띄우게 되면서 여러 안전 관련 사항들도 꼼꼼하게 고려해 에어벌룬의 위치까지 계산했습니다. 그냥 띄워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더현대 서울 천장 환기구의 바람에 따라 살짝 양옆으로 에어벌룬이 움직였을 때의 거리까지 치밀하게 계산해서 선정된 위치랍니다.
키넥틱 아트 역시 여러 요소가 한 번에 움직여야 하니까 모든 설계를 입체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단면으로만 생각하면 실제로 구현했을 때 부딪히고 엉키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고요. 한 공간 안에서 조명도 움직이고, 트리도 움직이고, 캐릭터 조형물도 함께 움직여야 하니 현장에서 이런 부분을 원활하게 맞추는 데에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또, 국내에 키네틱 아트를 구성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어려웠고요.
그리고, 대극장 안에서 움직이는 대상이 사람과 동물이 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사람과 동물 사이 어딘가에 있게 디자인한 점도 함께 감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크리스마스 연출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부분은 무엇인지
모든 부분에서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고, 시간과 노력을 들였기에 딱 하나만 고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먼저, 1700년 중후반에 유행했던 예술 양식인 로코코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까지 남아있는 서커스 관련 자료들을 많이 보면서 고증에 크게 신경 썼습니다. 움직이는 대극장에 입장할 때 받는 티켓처럼 정말 작은 요소 하나도 옛날에 실제로 사용된 서커스 티켓을 고증해서 디자인한 것입니다.
키네틱 아트로 움직이는 마술사의 손동작들도 랜스 버튼이나 임재훈 마술사 등 실제 마술사가 하는 다양한 동작을 참고했습니다. 묘기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여러 묘기 역시 실제 서커스에서 볼 수 있는 묘기들이에요.
또, 서커스 텐트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분리된 지지대를 하나하나 조립해서 지붕을 만들고, 그 지붕에 천막을 씌우고, 천막 씌운 지붕을 도르래로 올려서 기둥을 세우는 등 여러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지붕을 덮은 천막 역시 단순한 원형으로 재단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꼭짓점을 가지고 위에서 아래로 천막이 씌워지는 형태 등을 모두 고려해 재단한 것이죠. 소재도 실제 서커스 텐트에서 사용되는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키네틱 아트에서 사용되는 여러 조형물 역시 시트지에 출력해서 감싸는 게 아니라, 목판에 그대로 출력했습니다. 하나하나 다 수작업이었어요. 이처럼 아주 세밀하고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마음을 안 쓴 부분이 없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연출을 이루는 모든 부분에 애착이 갑니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굿즈는
올해도 인형, 파우치, 트리 오너먼트 등 정말 다양한 굿즈를 열심히 준비했는데요! 그래도 역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역시 해리 곰 인형입니다. 매년 새로운 컬러가 출시되고 있으니까요. 나만의 크리스마스 컬렉션처럼 그해에만 나오는 컬러의 해리 곰 인형을 모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룹 가족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오롯이 즐기는 11월과 12월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백화점에도 꼭 와 보시고, 다른 곳들도 이곳저곳 다니시면서 이 따뜻한 연말의 분위기를 최대한 만끽하시면 좋겠어요. 아기 곰 해리가 열심히 준비한 움직이는 대극장의 여러 무대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처럼, 여러분 각자의 무대에 행복과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TOP
댓글 (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