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린&위드림
우리의 도전이 너의 용기가 되니까
우리 그룹,
파라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든든한 응원대장이 되다!
2025. 04. 25
여러분, 빙판 위 유일한 구기 종목인 아이스하키를 좋아하시나요? 여기, 썰매 위에서 스틱을 들고 퍽을 좇으며 누구보다 멋진 경기를 펼치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있습니다. 바로 파라 아이스하키(Para ice hockey)* 선수들인데요.
* 파라 아이스하키: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특수 썰매를 타고 벌이는 장애인 아이스하키
파라 아이스하키는 1994년부터 동계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가장 인기 있는 종목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동메달을 따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었죠. 우리 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를 후원하며 선수들의 훈련 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어요.
이번 호 동행에서는 지난 평창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한민수 감독이 이끄는 장애인 아이스하키팀 서울이글스를 만났습니다. 그럼, 오늘은 차가운 빙판 위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현장 속으로 떠나보실까요?
봄비가 내리던 4월의 어느 토요일, 고요하던 노원 동천재활체육센터 동천빙상경기장이 왁자지껄해집니다. 오늘은 서울이글스 선수들과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파라스타즈’ 동아리 학생들의 친선경기가 있는 날입니다. 양 팀은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 모여 시합하고 있죠.
서울이글스 한민수 감독
우리나라에 파라 아이스하키가 처음 도입된 2000년에 창단 멤버로 시작했고,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 때 세 번의 출전 만에 동메달을 땄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국가대표 감독을 했습니다. 그 후 20년 가까이한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이제는 서울 이글스팀에서 감독직을 맡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파라 아이스하키와 함께했기 때문에 파라 아이스하키를 빼고 제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서울이글스팀에는 최연소 국가대표 타이틀을 거머쥔 김홍준 선수와 강산 선수, 그리고 형들을 보며 열심히 훈련 중인 홍선우 선수가 있습니다. 모두 한민수 감독의 애제자들인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연소 국가대표 김홍준 선수(17) 하키를 너무 좋아하고,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타면서 퍽을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고 일단 너무 신나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는데요. 항암치료를 하면서 운동을 하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치료도 다 받고 좋은 결과 만드는 것만 남은 것 같아요.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최연소 국가대표 강산 선수(17)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 타면서 슛하고 패스하며 경기를 뛰는 게 재미있어요. 우리나라 최고의 디펜스, 세계 최고의 디펜스가 되고 싶어요. 한국 대표팀에서 스나이퍼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홍선우 선수(16)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땅 위에서는 달리기가 느린데, 아이스링크 위에서는 빠르게 달릴 수 있으니까 기분이 좋아요. 또, 운동도 되고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홍준이 형, 산이 형이 다 국가대표가 됐고, 저도 더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하려고요!
“저희의 도전이 다른 장애가 있는 친구들에게 용기가 되면 좋겠어요.
몸이 조금 불편해도 우리는 모두 다양한 형태의 꿈을 꿀 수 있으니까요!”
그럼, 한민수 감독은 파라 아이스하키를 통해 선수들에게 어떤 걸 전하고 싶을까요?
스포츠가 주는 힘을 믿어요
제가 장애인으로서 겪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방법 중 하나가 스포츠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스포츠를 접하면서 국가대표라는 목표가 생기게 되면 자존감도 높아지고, 자신 있게 생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스포츠가 주는 힘을 알고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파라 아이스하키를 통해 목표가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면서 자신감 있는 삶을 살게 되면 좋겠어요.
파라 아이스하키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아이들이 처음 파라 아이스하키를 배우러 왔을 때는 다소 위축되어 있고 자신감도 없어 보였는데요. 이 아이들이 국가대표라는 꿈을 갖게 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많이 배웠다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이때 아이들이 파라 아이스하키를 통해 성장하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느껴요. 그런 모습이 제게 큰 보람이고요.
“이 장비는 이제 너희들 거야. 반납하지 않아도 돼”
아이스링크는 대관비가 정말 비싸고, 헬멧, 글로브 등은 다 대여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파라 아이스하키는 장비를 착용하고 썰매를 타는 종목이다 보니 자기 몸에 맞지 않으면 기량이 좋아도 실력이 잘 안 나오거든요. 그만큼 장비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스틱이나 글로브는 많이 사용하면 닳게 되는 소모품인데, 비싸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선수들 경기력 향상에 큰 걸림돌이었는데,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금으로 아이들에게 비싼 썰매와 무장을 사주면서 기량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것을 봤어요. 아이들에게 “이 장비는 이제 너희들 거야. 반납하지 않아도 돼”라고 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 덕분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의 노력을 뒷받침 해 줄 수 있어 좋아요.
시합 전 서울이글스팀과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파라스타즈 동아리 학생들은 친근하게 인사를 나눴는데요. 매주 토요일마다 몸을 부딪치며 시합하고 훈련하다 보니 양 팀의 관계는 단단한 빙판의 얼음처럼 견고해졌다고 합니다.
한민수 감독은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이론적인 강연도 물론 효과적이지만, 함께 썰매를 타고 몸을 맞부딪히는 것만큼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것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함께 쌓아가는 시간을 통해 장애라는 것을 더 친숙하게 접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파라 아이스하키의 저변도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거죠.
시합 준비를 하는 선수들을 보며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훈련과 시합을 하는 비장애인 학생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졌습니다. 팀의 에이스라고 불리는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22학번 서예린 학생을 만났습니다.
한국체육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22학번 서예린 학생
저는 평창기념재단의 동계 스포츠 활성화 캠페인 ‘플레이윈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파라스타즈’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제 전공인 특수체육교육과는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육 교육을 배우는 학과인데, 실제로 장애인 분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파라 아이스하키 훈련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오히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며, 비장애인과 함께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빙판 위에서 비장애인 선수들이 장애인 선수들에게 훨씬 더 많이 배우고 있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서울이글스팀과 함께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눈길로 아이들의 경기를 바라보던 파라 아이스하키 선수들 부모님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번 호 동행을 마칩니다.
파라 아이스하키가 우리 가족에게 갖는 의미는?
홍성남(홍선우 선수 父) 선우에게 자신감을 준 고마운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선우가 파라 아이스하키를 시작하면서 많이 달라졌거든요. 예전에는 조금 위축된 모습을 보였었다면 요즘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잘해요. 아이스하키 훈련 다녀오면 친구들에게 슬쩍 자랑도 하고요.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김태준(김홍준 父) 홍준이의 열정을 불러일으킨 계기입니다. 본인이 골육종암 때문에 절단하고 장애가 생겼지만, 아이스하키 덕분에 ‘내가 이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목표와 열정이 생긴 것 같아요. 아이스링크 대여가 너무 비싸니까 홍준이가
슛 연습을 지하 주차장에서까지 했거든요. 지하 주차장 벽에 퍽을 치면서 연습했어요. 또, 홍준이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운동하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항암치료 받고, 월요일에 다시 운동하는 생활을 6개월 넘게 했는데요. 이 힘든 생활을 견뎌내는 것을 보면서 아이스하키를 향한 홍준이의 열정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파라 아이스하키를 통해 선우와 홍준이가 어떤 점을 배웠으면 하는지
홍성남(홍선우 선수 父) 선우가 조금 내성적인 편이라,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어요. 끈기 있는 아이니까, 꾸준히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자신감을 함께 배워가면 좋겠고요.
늘 꿋꿋하고 씩씩하게 잘 크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자신의 꿈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김태준(김홍준 父) 홍준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장애가 있으면 학교생활이나 여러 상황 속에서 자꾸 자신감이 부족해져요.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도 싫고요. 그래서 선우 아버님 말씀처럼 자신감이 별로 없어요. 저는 그때마다 자꾸 드러내라고 해요. “남이 뭐라고 생각하던 너에게는 네가 중심이다”라고 하면서요. 남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감 있게 자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아이스하키를 시작하고 실력이 느는 걸 본인이 느끼면서 자신감을 많이 키우게 된 것 같아요.
선우와 홍준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성남(홍선우 선수 父)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잘 걸어가다 보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김태준(김홍준 父) 장애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단다. 남 눈치 보지 말고, 네가 중심이 되는 인생을 살렴.
“넘어진다고 멈추지 않는다!
우린 썰매로 다시 일어난다!
빙판의 영웅들이여, 다시 일어나 달리자!”
- 한민수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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